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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푸르름 Eternal Blue -정해숙,

채창완(진흥아트홀실장)
<쉴만한물가>2003.8월호 표지화

+30-31p

 

투영(열린 길)표지화

투영(소망) 0010, Oil on Canvas, 53x45.5cm, 2000

한여름 복잡한 도시를 떠나 푸른 바다로 떠나 본 사람이라면 여름 바다가 주는 시원한 풍경에 쉽게 사로잡혀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푸른 바다,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 바다 위를 스치는 시원한 바람, 하얀 구름, 기러기, 고운 모래, 넘실거리는 파도, 그리고 파라솔…. 이 모든 것들은 강렬한 여름 태양 밑에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푸르름의 시원한 미학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이는 우리의 피부로 느끼는 우리의 시각에 의존한 느낌이 더 클 것이다.

정해숙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이러한 시각적 시원함에 마음까지도 밝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기하학적인 형태의 반복으로 구성된 화면은 시원한 바다풍경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새, 수평선, 투명한 바다, 집, 해안선, 태양, 그리고 강렬한 빛과 푸른 바닷빛…등이 화면 속에서 단순하게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태평양의 티오만 섬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바닥이 유리로 되어 바닷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배를 타고 선 주위를 돌았는데 조물주가 창조하신 자연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자연에 대한 감흥은 그녀의 신앙적인 내면의 요소와 결합하여 작품의 가장 중요한 근간을 이룬다. 

작가가 본 자연에 대한 경험은 작가의 내면에서 새롭게 걸러지고 거듭나며 새로운 질서로 화면에 재창조된 것이며 창조주에 대한 경외의 표현인 것이다.

정해숙의 이번 작품의 특징은 삼각형의 기하학적 형태의 반복과 강렬한 푸른 색에 있다.

이는 기독교 신앙의 삼위일체의 완전한 조화미와 전혀 무관하지 않으며 작가의 절제되고 짜임새있는 삶의 이상과도 연결된다.

기법적으론 60년대 서구화단의 옵아트(Op art /Optical art :팝아트의 상업주의와 지나친 상징성에 대한 반동적 성격으로 탄생,구성주의적 추상미술과는 달리 사상이나 정서와는 무관하게 원근법상의 착시나 색채의 장력을 통하여 순수한 시각상의 효과를 추구했다.)의 형식을 취하곤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미지들의 상징적인 표현과주제에 대한 서술적 접근으로 전혀 다른 차이점을 보인다.

삼각형의 완전한 영원성은 작가가 선택한 색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는 한 여름의 절정에서 나온 듯한 강렬한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으며 영원히 변치않을 프르름을 담고 있다. 영원히 변치 않을 절대 진리에 대한 갈구,오랜 시간을 요하는 그녀의 작업에서도 보여지듯이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는 푸르름과 절제미가 이 여름 무더위에 지친 우리의 시선을 잠시나마 영원의 시원한 수평선으로 인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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